“언어 하나만 할 줄 알면 먹고 사는데 지장 없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줄곧 듣던 말이었다. 어른들이 하는 말씀 중에 틀린 말 하나 없다며 언어 하나만 할 줄 알면 정말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거라고 철석 같이 믿고 할 길만 걸어왔건만, 웬걸…? ‘언어’ 하나로 ‘먹고’만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달라져버렸다. 약간… 낙동강 오리 알 중에서도 급류의 오리 알 신세?
“정말 언어 하나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을까?”
언어 하나로 먹고 살아보고자 화려함과 당당함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했던 ‘전문 통번역사’가 되기 위해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지만 졸업하자 마자 ‘언어’ 하나만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직감했다.
내가 가진 거라고는 ‘언어’ 뿐인데 언어 능통자 포화상태에 직면하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누구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정말 언어 하나만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전문 통번역사로 살아가도 괜찮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고 현직 전문 통번역사들의 꾸며진 겉모습이 아닌 ‘진짜 현실’을 알고 싶었다. 어쩌면 그들의 삶이 나의 미래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