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어딘가에서 시 한편 짓고 있을 당신을 기다립니다. <어떤, 시집>중에서
[어떤, 시집]은 시는 항상 어렵지만 동경해 온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써왔던 시들을 엮어 만들
었다. 어떤 하루의 상념, 어떤 회사 사람의 넋두리, 어떤 기억에 대한 절망과 분노, 어떤 사랑
에 대한 설렘과 이별에 대한 슬픔이 담겨있다.
1 부 어떤, 하루
2 부 어떤, 회사 사람
3 부 어떤, 기억
4 부 어떤, 사랑
발리 한 달 살기에서 돌아와 준비한 그녀의 세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시집.
[어떤, 시집]의 시들은 보통의 하루를 사는 우리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르지 않은,
시가 어렵지만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시들이 가득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추천하는 글
나는 대학에서 소설 연구자였고 시를 읽을 기회는 별로 많지 않았다. 나에게 시는 ‘아름답게 축약한
것’ 정도로, 잘 찾아 읽지 않는 장르였다. 한동안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어느 한 개인의 삶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일 임을 안다. 좋아하는 시인들도 생겼다. 공가희 작가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부끄러움, 즐거움, 외로움, 괴로움 등, 그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닮은 사람인 것을
알고 기뻤다. <어떤, 시집>은 그의 일상, 노동, 감정, 사랑 등 을 순차적으로 독자에게 보낸다.
여기에는 내가 가진 여러 물음표들이 담겨 있다. “무엇을 해야 할까?/누구를 만나야 할까?/인생에
가장 큰 두 가지 물음표”(물음표)라는 시는, 지금 나에게 가장 절실한 물음표이기도 하다. 일정표에
무엇들을 충실하게 적어두어도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 수가 없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욕망이 언제나 있으면서도 누구를 만나야 할지도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무엇도 하지 못하고
물음표로만 채워진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나 “답이 없는 오늘은 쓸쓸한 인생/내일도 답은 없지만 즐거
운 인생이길...”(다짐1)이라는 시는, 그 쓸쓸함이 지속되더라도 적어도 즐거운 인생이길 바라는
모두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다.
- 김민섭 작가 『아무튼, 망원동』외 다수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카페 안에 나와 할아버지 둘뿐인데
할아버지도 나도 우산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중략)......
비가 그쳤네요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습니다”
詩 잠시 기다림- 중에서
4B 몽당연필로 데생을 그리듯이
하얀 종이 위에 마음을 그려나가는
시인(詩人)의 모습이 평화롭게 떠오릅니다.
“비가 그쳤”지만 저는 카페에 조금 더 머물러
풍경과 님의 마음을 헤아려봐야겠습니다.
- 권오욱 시인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 그녀의 시는
수려한 문장으로 눈을 현혹시키는 게 아닌
진솔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마음을 두드려요.
마치, 인생은 눈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호흡으로
물결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전작 <어떤, 여행> 이 인생과 여행을 연결해주는
통로 였다면, <어떤, 시집> 은 일상에 환기가 되어 줄
시원한 바람 같은 책이에요.
- 이유리 대표 [그렇게 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