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찾기

이벤트

기본 정보
세상을 바꾼 벽보 — 녹색당 신지예와 선거 포스터
12,000원
프로파간다 편집부
프로파간다
135*210mm, 204p
10月19日2017年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 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수량증가 수량감소 12000 (  )
TOTAL : 0 (0 items)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면에서 한국을 뒤흔들었던 선거 벽보 한 장. 누구에게는 저주와 훼손의 대상이었고, 누구에게는 끝내 지켜야 할 가치를 표상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예의 포스터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서 편집자들은 포스터를 만든 5인(팀)의 창작자와 포스터의 주인공 신지예를 만나 포스터와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정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이어 일련의 비평가와 연구자들이 쓴, 신지예 후보의 포스터가 이 사회에 던진 여러 논점과 과제에 관한 텍스트와 수록한다. 그외 1967년 이후 한국의 각종 선거에 출마했던 여성 후보자 선거 벽보 아카이브를 담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한 점의 포스터가 누군가를 그토록 분노하게까지 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더구나 진보 운동 진영에서 어느 날 터져 나온 이 느닷없는 ‘패악질’은 오랫동안 비판받아 온 젠더 감수성의 결여를 반복적으로 확인시키는 꼴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신지예의 선거 포스터는 단순히 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위한 홍보 수단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성차별과 여성 혐오의 수위를 측정하는 일종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 정은영(미술 작가)

선거 때만 되면 많은 여성 후보자들이 성별화된 정체성이나 가족 정치 안에서 자신을 이미지화하곤 했잖아요. ‘종로의 똑순이’, ‘호남 며느리’ 같은 슬로건을 쉽게 상상할 수 있죠. 저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의 젠더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당당한 여성 리더상을 보이고 싶었어요. ‘여성 후보들이 똑똑하면 밉상’이라며 ‘맹’하게 보이라던 조언에도 전면 반박하고 싶었고요 […] 페미니즘은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철학이기 때문에 정치도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해요. 녹색당이 왜 페미니즘을 말하느냐고 종종 묻는데, 녹색당이 왜 평등을 옹호하는가란 질문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죠.” - 신지예(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예 후보의 포스터가 보여 준 것처럼 조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차이의 문턱이 된다. 우리가 뭉뚱그려 놓았던 것들 안에서 사실은 구분되어야 하는 차이들, 이미지는 바로 그런 것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결국 정치성이란 무엇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으려는 것에서, 정치성과 무관하다고 간주하는 것에서 더 효과적으로 드러나곤 한다는 것을 이 포스터 한 장이 증명해 준 셈이다. - 안소현(아트 스페이스 풀 디렉터)

햇빛스튜디오의 일원인 박철희 디자이너는 성 소수자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도리어 해방된 “미래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디자인의 원천이 되어 준다고 말한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한 포스터에는 이미 도래한 미래의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를 담았다. “개시건방진” 구도와 눈빛은 1920년대 ‘모던걸’의 그것이 100년 뒤 오늘 재현되어서 “찢어 버리고 싶은” 감정을 불러일으킨 게 아니다. 포스터 속 신지예 후보는 미래로부터 오늘을 뒤돌아보며 “지금 이 선거가 모두의 축제가 되게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 김린(그래픽 디자이너)

벽보는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지 않았다. ‘엄마’, ‘어머니’, 그리고 ‘명예남성’이라는 클리셰에도 기대지 않았다. 선거 벽보 속 신지예 후보는 기존 통념들을 버림으로써 유권자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주체적 발화자가 됨으로써 ‘나 신지예’의 시선과 태도를 적극 발신했다. 벽보 속 신지예 후보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하에 오래된 가부장제의 시선을 내동댕이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어젠다에 충실한 표정을 연출한 것이다. - 전가경(디자인 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