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과 그들의 ‘똥강생이’들에게 보내는 연서.
할머니 머리 땋아 줘!
이리 와, 우리 강생이.
할머니는 어린 손녀의 머리를 땋아 주며 말한다.
어릴 적 동무와 놀았던 추억,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던 순간,
전쟁 통에 살아남으려 버둥대었던 나날.
할머니의 얘기가 익어갈수록 손녀의 머리카락도, 키도 자라난다.
할머니
사는 건 왜 이렇게 힘들까.
아무것도 모르던 어릴 때가 좋았어.
할머니도 다 그만두고 싶을 때 있었어?
할매도 다 때려치뿌고 싶을 때 많았제.
시부모 삼시 세끼 뜨신 밥 차려 내고 무릎 나가도록 쪼그리가 일하고
밤에는 우리 어무이 보고 싶어가 많이 울었다
내가 종년살이하러 이 집 왔나 싶었제
정말?
그때는 그래 살아야 하는 긴 줄 알았다.
할머니와 손녀의 삶이 교차되며 각 세대의 고민과 상처.
그리고 그 사이로 흐르는 마음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