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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프리즘 오브 PRISMOf 12호 : 케빈에 대하여
15,000원
프리즘오브 편집부
프리즘오브
176*250mm, 164p
5月20日2019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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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오브 12호 <케빈에 대하여>
영화 <케빈의 대하여>는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성 신화를 고발하고 해체하는 힘을 지닌 영화입니다. 더불어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 중 하나인 린 램지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미장센이 묵직한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프리즘오브 12호에서는 영화의 미학적 특성과 더불어, <케빈에 대하여>가 현 시대에 던지는 물음을 조명합니다.

발행인의 말

충격적이기로 유명한 <케빈에 대하여>이지만, 선혈이 낭자한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관객은 휘날리는 커튼에서 죽음을 읽고 빨간색 페인트가 낀 손톱에서 슬픔을 읽습니다. 어린아이같이 꽉 끼는 옷에서는 퇴행을 읽고, 방을 온통 망쳐 놓은 물총에서는 결핍을 읽습니다. <케빈에 대하여>는 이렇게 고통을 은유하고, 은닉하고, 방치하는 영화입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와 사이코패스 살인자 아들.’ <케빈에 대하여>는 그동안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일들이 이런 방식으로 편리하게 요약됩니다. 맥락이 삭제된 채 사건의 자극적인 부분만 전달되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맞닥뜨리면 우리는 자꾸 탓할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엄마가 더 사랑해줬어야지.’, ‘케빈이 악마 같은 아이라서 그래.’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의 목차는 ‘설득’의 목차입니다. 에바가 너무 미웠던 관객에게는 에바의 목소리를 전하고 케빈이 너무 미웠던 관객에게는 케빈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했습니다. 모성 신화를 걷어내고 에바를 나쁜 엄마가 아니라 외로운 존재로, 사이코패스 낙인을 지우고 케빈을 악한 아이가 아니라 약한 존재로 보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유독 이번 호는 프리즘오브를 읽고 나서 영화를 다시 관람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감독이 교묘히 숨겨놓은 메시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프리즘오브 12호를 통해 케빈과 에바에게 붙은 꼬리표가 조금은 흐려지기를 바랍니다.

2019년 5월
발행인 유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