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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3호 ]
003. 여름휴가 때 가볍게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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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었어요.

그 와중에 무사히 태풍이 지나갔고, 오늘은 올여름 첫 물놀이를 다녀왔어요.


보통은 하도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데 오늘은 멀리

종달리에서 차로 30분을 달려 함덕바다엘 다녀왔어요.


참 근사한 삶이지요. 물놀이 할 바다를 골라서 다녀요.


오늘은 오랜만에 함덕엘 갈까?

오늘은 가볍게 하도로 갈까? 하구요-


함덕은 바다 옆에 큰 프렌차이즈 가게들이 줄지어 있더라구요.

종달리에 사는 저는 메가커피 매장을 처음 봐서

와 저기 가게 엄청 큰 커피 파는 곳이지? 하고 말했다가

같이 간 친구들에게 부끄러움을 전해주었어요. ;;


옥수수도 먹었고, 물놀이도 다녀왔으니 이제 한여름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올여름 휴가는 어디로 가세요-


저는 가족여행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가요.

부모님 계모임에서 가는 여행에 언니와 제가 뒤늦게 합류했어요.


스페인과 포르투갈!

설레는 여행이면서도 부모님 모임식구들 십여명과 함께하는 휴가라니 솔직히 좀 아찔하기도 해요.


제가 얼마 전에 타투를 했는데 다들 한소리씩 하시겠지요.

살이 쪘네, 남자친구는 있냐- 제 걱정도 많이 해주실테구요.


그래도 부모님의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는 휴가라니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좋아요.
어렸을 땐 매년 모임식구들과 휴가를 갔어요.
바다로 계곡으로 섬으로 떠나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물놀이를 하고
친구들이랑 밤 늦게까지 과자를 먹다 텐트에서 잠이 들었지요.

뜨거운 여름날,
누군가는 바다로 누군가는 산으로 누군가는 시원한 카페에서 휴가를 즐기겠지요.

여름 휴가 때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을 소개해드려요. :-)




첫 번째 책은 제가 참, 애정하는 책 <염소의 맛>입니다.





<염소의 맛>은 사 년 전에 소심한책방에서 처음 만난 책이에요.


제목을 보자마자 염소 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떠올라 읽어보았지요.

(그 염소와 이 염소가 다르지만 ㅎ)

그리고 후에 염소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있어요.


재활치료로 수영을 배우게 된 한 인물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수영에 서툰 주인공이 수영장에서 만난 여성의 도움으로 수영을 배우며 가까워지는 내용이에요.


이야기의 주된 배경이 수영장인 <염소의 맛>의 상징적인 색은 수영장 물빛인 민트색이에요.

덕분에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그래픽노블이랍니다.


이 책을 읽고는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저는 수영을 배우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공동 작가로 참여한 <수상한 기록>에 소개되었어요.


“ 며칠 전 짧게 제주에, 종달리에, 소금밭에, 책방에 다녀왔다. 그때 제주에서 예상치 못하게 운전을 하게 되었다. 늘 형님 차 뒷자리에 앉아 지나가던 익숙한 길을 내가 운전해서 다니면서 어떤 면에서는 나아진 점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늘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래, 운전연수를 받으니 운전이라도 남는구나.' 생각이 드니, 뭐라도 하자 이왕 할 거 재미있는 걸 하자 다짐을 했다.


다음 타자는 수영인데 이게 왜인지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 두려움의 끝엔 어린 시절 항상 뚱뚱했던 내 몸을 싫어하고 혐오하고 미워했던 열등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매일같이 놀림받았던 뚱뚱한 어린아이, 늘 인기 없었던 그래서 상처를 받았던 그 스트레스를 다시 많이 먹는 것으로 풀었던 그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뭣도 아닌 수영장에 가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하는 일인지.


그럼에도 수영은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배우고 싶은 두 가지 일 중 하나이므로 곧 수영장에 가게 될 듯 하다.

조금만 더 마음을 먹고.


- 수상한기록, 이미림 김지유 권솔 (밑줄) “





<염소의 맛>과 함께 소개할 책은 <수영일기>입니다.

제가 <요정 3호 추천도서>라는 제목으로 소심한책방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이기도 해요.





발리여행에서 수영장이 있는 풍경을 그리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진 일러스트레이터는

서울에 돌아와 바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소소한 수영장 풍경과 수영과 함께하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담은

그림일기를 기록한 작가님의 책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 수영일기>


<수영일기>는 수영인이라면 무릎을 탁, 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공유합니다.


바다에 갈 수 없는 추운 날이 되면 저는 <염소의 맛>과 <수영일기>를 읽으며

한여름 바다에 누워 둥둥 떠다니는 모습들을 상상해요.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에서 여전히 기록되고 있는 수영일기!

https://www.instagram.com/o.young_eun/



다음으로 소개할 책은 제가 참 애정하는 미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입니다.





일상적인 언어로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마스다 미리 작가님을 좋아해요.

어려운 말을 어렵게 말하는 건 쉽지만, 어려운 말을 쉽게 말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마스다 미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많고 많지만 무엇보다 그의 솔직함과 평범함을 좋아해요.

솔직해지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평범함은 쉽게 잊혀지고 말지요.



흘러가는 일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붙잡아주는 그의 다정한 그림과 글 덕분에

나의 평범한 일상을 응원받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일상을, 인생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구요.


여름휴가-

누군가는 길게, 누군가는 찰라의 쉬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은

지난 나의 일상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그런 우리들에게 잠시동안의 멈-춤을 선물해주는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입니다.





다음 소개할 책은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 <한 글자 사전>입니다.





<마음사전> 출간 10주년을 맞아 올해 출간된 시인의 에세이에요.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시인이 산문을 쓰면 이렇게 표현되는구나- 느낄 수 있어요.


시인의 언어로 쓰인 산문은 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산문과 시-

산문은 뭐고 시는 또 뭘까요.


시 같은 산문.

산문 같은 시.


책은 주로 에세이를 읽는 제게 시는 어렵게 느껴지곤 해요.

그러다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시가 궁금해져요.


<한 글자 사전>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괜찮아요.

목차를 천천히 살펴보다 마음에 드는 단어를 발견하면 그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아요.

마음이 이끄는 대로 눈길이 가는 대로 천천히 시인의 안부에 귀 기울여보세요.





다음으로 소개할 책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걷는 듯 천천히>입니다.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영화를 정말 사랑해요!


영화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영화를 보고 이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거예요.


저는 고레에다 히로키즈 감독의 영화 중에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가장 먼저 보았구요.

그 뒤로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드라마 <고잉 마이 홈>을 보았어요.


그의 영화 중에서도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도요!


어느 영화를 보더라도 분명 좋으실 거예요.


영화를 보고 이 책을 읽으면 이제 여러분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팬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를 보고 책을 보고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더 궁금해지신 분들은

그의 열렬한 팬 이동진 평론가의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http://blog.naver.com/lifeisntcool/130182191920

http://www.youtube.com/watch?v=nLy8E4-flkU&feature=youtu.be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 <비행운>입니다.





김애란 작가님을 애정하는 친구들 덕분에 김애란 작가님을 알게 되었어요.

그 친구 중 한 명은 소심한책방의 마스터 H구요. 또 다른 친구는 책방모도의 모대표예요.

사 년 전 저는 처음 그들의 입을 통해 김애란 이라는 소설가를 알게 되었어요.


이례적으로 국문학 수업시간에 거론되는 현존하는 소설가 라는 그는 단편소설을 잘 쓴다 했어요.

그 말을 듣곤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보았고

그리고 최근엔 <비행운> <바깥은 여름>을 보았어요.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을 떠올리면

물이 찬 반지하 안에 덩그러니 놓여진 피아노(도도한 생활/침이 고인다)

편의점 봉투를 흔들며 작은 방으로 돌아가는 청년(나는 편의점에 간다/달려라 아비)

짐승들의 어미처럼 크고 둥근 어머니의 뒷모습(칼자국/침이 고인다)이 떠올라요.


그리고

한밤중에 벽지 귀퉁이를 잡고 도배를 하는 부부(입동/바깥은 여름)

한여름 결혼식장에서 축축하게 젖은 겨드랑이로 부케를 받는 모습(큐티클/비행운)

잘 땐 책상 위로 의자를 올려야 하는 독서실의 한 칸(서른/비행운)도 떠오르구요.


<바깥은 여름>은 7개의 단편이 실려있고, 작년에 출간된 김애란 작가님의 최근작이에요.

<비행운>은 8개의 단편이 실려있고, <바깥은 여름> 이전에 출간된 소설이에요.


저는 영화를 보고나면 씨네21이나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평론을 찾아보는 편이에요.

영화를 즐기는 저만의 방법이에요.


최근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바깥은 여름>편을 들었어요.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소설가가 <바깥은 여름>에 대해 2회에 걸쳐서 약 4시간 동안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체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바깥은 여름>을 보고 <이동진의 빨간책방> <바깥은 여름> 편을 들으면 책을 온전히 느끼고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더 재미있게 듣기 위해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조x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예스책방 책읽아웃> 등 다른 도서 팟캐스트도 들어보려고 해요.


김애란 작가님의 책 중에서도 <바깥은 여름>과 <비행운>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아요.

단편소설 모음집이라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좋아요.

마음에 드는 제목이나 구절이 있으면 그 편부터 읽어보세요. 분명 끝까지 다 읽게 될 거예요.





이상으로 여름휴가 때 가볍게 보기 좋은 일곱 편의 책을 소개해보았어요.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책과 함께 상쾌한 여름날 보내시길 바래요. :-)





글 소심한 요정3호

2018년 7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