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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나를 안아줘
13,000원
글 자크 프레베르, 그림 로낭 바델, 옮김 박준우
미디어창비
223*223mm, 44p
3月10日2020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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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나요?

세계적인 시인 자크 프레베르가 쓰고
프레베르가 그린 다정하고 위험한 사랑의 얼굴,
애정을 담아 사랑하는 연인에게 건내보시길 :)




세계적인 시인 자크 프레베르가 그린
다정하고 위험한 사랑의 얼굴




“우리의 삶은 지금이야 나를 안아줘”



20세기 프랑스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은 시인이자 샹송 「고엽」의 작사가로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한 자크 프레베르의 시화집 『나를 안아줘』(미디어창비)가 출간되었다. 그의 시는 예술적이어서 때로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여느 프랑스문학과 달리, 삶에서 배어 나온 특유의 따뜻한 서정성으로 지금도 변함없이 읽히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프레베르의 작품 중 ‘사랑’을 노래한 시 20편을 가려 뽑은 시선집으로, 일견 장 자크 상페를 떠오르게 하는 로낭 바델의 잔잔한 그림이 여운을 남긴다. 벨기에에서 현대 어문과 조각을 공부하고, 한국에서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셰프 박준우의 세련된 번역이 한국어판에 특별한 풍미를 더한다. 샹송처럼 부드럽고, 프렌치 키스처럼 뜨거운 시와 그림은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보는 듯 설렘을 선사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시집으로 주저 없이 권한다.



거리의 시인 프레베르, 사랑을 노래하다



평소 프랑스문학을 즐겨 읽지 않더라도, 이브 몽탕, 에디트 피아프 등이 부른 우수 어린 샹송 「고엽」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던 행복한 날을 회상해주길 청하며 시작하는 이 곡은 시인 자크 프레베르가 붙인 아름다운 가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00년 파리에서 태어난 프레베르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연극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따라 연극과 영화를 관람하는 기회를 누렸다. 그러한 유년의 기억 덕분인지 그는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 작사가로 활동하며 소탈한 언어로 보통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대변한 ‘거리의 시인’으로 불렸다. 소설가 이브 시몽은 프레베르가 사랑받는 까닭은 “그가 소시민들, 열등생들, 연인들, 순진한 사람들을 노래했기 때문”이라 쓰기도 했다. 프랑스 시는 독보적인 예술성과 문학성으로 이름 높지만, 한편으로 대중 독자들에게는 다소 현학적이라는 푸념을 듣기도 한다. ‘대중적’이라는 평가에 명암이 있다면, 프레베르는 그 평가의 밝은 쪽을 차지할 것이다. 그는 대중성이라는 말에 기대어 손쉽게 통속적인 언어에 영합하지 않고도 평범한 사랑을 귀하게 노래할 줄 알았다. 그의 질박한 시어는 프랑스문학적이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한결같이 ‘사랑’과 ‘자유’를 추구한 그의 시정신은 프랑스적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을 선보이는 올해는 때마침 그의 탄생 120주년이어서 더욱 뜻깊다.



사랑에 빠진 이들을 위한 시집,

시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시집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아침 식사」 등 그간 널리 읽힌 시들이 증명한 프레베르의 독자를 사로잡는 힘은 이 시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희곡과 시나리오 등 장르를 넘나든 창작 활동은 그의 시풍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일상의 한 장면에서 구체적인 심상을 착안하는 힘은 유달리 빼어나다. 파리 몽수리 공원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맞이한 아침을 묘사한 「공원」은 겨울 아침의 신선한 공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파리 앳 나이트」는 「미드나잇 인 파리」나 「비포 선라이즈」와 같은,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사랑에 빠지는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버스 승강장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고 행복을 느끼는 「왕복」,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 루브르 박물관을 배경으로 오시리스 조각상의 축복 속에 입 맞추는 연인을 그린 「오시리스 혹은 이집트로의 도피」 등의 시 또한 공간과 순간을 재현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시인 자크 프레베르와 셰프 박준우의 달콤한 랑데부



『나를 안아줘』의 한국어판은 셰프이자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박준우의 번역으로도 눈길을 끈다. 요리와 번역은 언뜻 동떨어져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기 이전에 언어와 연극,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 분야를 섭렵한 박준우는 이 책의 역자로 적임자라 할 만하다. 벨기에에서 한때 연극을 공부했던 그는 원어의 까다로운 운율을 섬세하게 옮기고자 공들였다. 그의 전방위적인 이력은 저자 프레베르를 닮기도 했다.
이 시집에서 프레베르는 꾸밈없는 언어로 사랑의 감정을 전한다.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를 “두 개의 작은 물결”이라 칭한 「흔들리는 모래」에서 독자들은 단순한 언어로 얼마든지 사랑의 깊이를 드러낼 수 있음을 깨닫는다. 시 「일요일」 속에서 인파는 영화관으로 몰려가지만, ‘나’는 소란을 피해 한적한 나무 사이에서 조각상의 입맞춤을 받는다. 이 짧은 입맞춤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그렇기에 세상의 속된 판단으로부터 자유롭다. 오직 눈먼 아이 하나가 이 사랑의 증인이 되어줄 뿐이다. 화려하게 빛나지 않아도 사랑의 고귀한 순간을 알아볼 줄 아는 시 속의 ‘눈먼 아이’는 시인의 분신에 다름 아니다. 사랑은 난해하지 않다. 사랑의 말 역시 난해할 까닭이 없다. 프레베르는 그렇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감미로운 시의 세계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