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살아가는 동안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허영, 외로움, 꿈과 현실, 사람들의 기대와 실망, 도시의 추악한 이기, 스스로의 모순과 죄책감 그밖에 수많은 것들.
언제나 그런 것들에 짓눌리고, 숨 막혀 아파했습니다.
하지만 주저앉고 싶지 않았습니다. 구원을 바랐습니다.
그때마다 나를 일으켜주고 나아가게 해줬던 구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살아보자, 그럼에도 해 보자 (···) 그럼에도, 그럼에도.
내가 밤새 부르던 구원의 대답이었습니다.
이 시집은 구원을 바라던 날들과, 구원의 순간들을 엮은 시집입니다.
시집은 말을 적게 하고 싶은 요즘의 마음으로, 오랫동안 써 놓은 시들을 줄이고 버렸습니다.
줄이다 보니 3행이면 충분하겠다 싶어 모두 3행으로 줄였습니다.
계어가 있는 시는 하이쿠로 봐도 상관없지만 딱히 염두에 두어 쓰거나 줄이진 않았습니다.
하나 허투루 쓴 것이 없습니다. 나에게 있어 이미 충분히 좋은 책이니, 부디 읽는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