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0
당신은 행복한 소비를 하고 있나요?

컨셉진의 매호 주제는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컨셉진이 하나의 ‘인생 사전’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시간이 지나 다음 세대가 읽더라도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그런 잡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요.

이번 호 주제는 ‘소비’로 정했습니다. 소비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든 만큼 당연히 컨셉진이 다루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했죠. 저희가 소비를 주제로 선정한 건 소비를 잘하자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소비’를 기사로 풀어나가기 위한 회의를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를 잘한다’는 게 과연 어떤 의미인지 혼란스러웠거든요. ‘환경을 생각해야만 좋은 소비일까?’, ‘누군가에게 기부가 되어야 좋은 소비일까?’ 갈수록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착한 소비, 기부, 나눔… 물론 중요한 가치이지만, 모든 소비가 그런 행동으로만 이루어질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로 폭발할 것 같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카드를 꺼내 맛있는 음식을 사 먹는 것도 가치관에 따라서는 좋은 소비가 될 수 있으니까요.

‘소확행’이 한동안 유행이었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제는 그 뜻 말고 ‘소비는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모든 소비가 확실한 행복으로 이어질까요? 여러분은 소비를 하고 후회해본 적 없으신가요? 저희가 전하고 싶은 ‘소비를 잘한다’는 것의 개념은 자신만의 소비 철학을 가지고 소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행복한 소비를 하자는 말이죠.

이번 호를 만들며 생각해보니, 저는 주변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사줄 때 확실한 행복을 느끼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친한 오빠의 결혼식 청첩장을 받는 자리에 가며 작은 꽃다발을 샀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었습니다. 꽃을 받은 사람도 너무 좋아했고요.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 그런 소확행을 자주자주 누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행복한 소비를 하고 있나요? 이번 호를 통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만의 소비 철학에 대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진정한 소확행이 가능할 테니까요!

편집장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