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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북] 어쩌면 황금기
35,000원
우야다 스튜디오
153*22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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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마지막 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눈물 한줄기를 흘리며 침대에서 눈물 셀카를 찍었다. 그리고 인스타에 올리며 #개시발 태그를 걸었다. 삼십 대를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그려보기도 전에 겁부터 안겨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의연하기란 쉽지 않았다. 겨우 삼십 대가 된 것인데 여자로서 끝인 것처럼 놀려대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어디선가 내 나이를 말하게 될 때 좀처럼 익숙해 지지 않았다. 내가 서른이라니!

푸켓의 작고 저렴한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낸 적이 있다. 그 리조트에는 유럽에서 온 할매 할배가 많이 묵고 있었다. 작은 리조트 수영장에서 그림을 그리던 나는 금세 맞은편 독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시선을 뺏겼다. 그들의 표정과 얼굴의 주름, 옷차림, 행동,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역사와 캐릭터에 대해 상상하며 그리는 변태 같은 재미에 빠져있었다. 그들의 인생과 성격을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그리며 어쩌면 나이 드는 것이 두려워할 만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최초로 했다. 그들에게서 여전히 건강하고 유쾌하고 호기심에 빛나는 눈빛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인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과 아무도 다치지 않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고 사색하고 탐독을 즐기며 무엇보다 그들 자신이었다. 섣부른 눈물 셀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우야다 스튜디오의 할매 할배는 나이와는 별개로 여전히 어떤 것을 욕망한다. 배움과 여유와 재미를 욕망한다. 육체의 노화는 누구도 피하지 못하지만, 정신은 어쩌면 언제까지나 깨어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이제 노인을 그리며 충만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낀다.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 많고 유쾌한 할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나의 미래를 맞이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