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찾기

이벤트

기본 정보
너의 귀여운 지느러미를 좋아해
20,000원
이다희
135*190mm
292p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 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수량증가 수량감소 20000 (  )
TOTAL : 0 (0 items)
글을 쓰는 것이 이상하게 부끄러웠던 아이는 여전히 무언가를 쓰는 사람이 되어 아무도 시키지 않은 글을 씁니다. 혀와 가재미와 은박지와 바삭한 튀김에 대해서. 자신의 연약함과 복잡함 같은 것을 끌어안고 ‘귀여운 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투명하게 유영하는 기록입니다. <봄의 공기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달다> 이후 더 단단해지고 자유로워진 이야기가 글과 사진 속에 담겨있습니다. 하루하루 지겨운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동안 혀와 가재미와 은박지와 바삭한 튀김 속에 모아둔 일상의 빛을 전합 니다. 도처에 있는 환한 빛. 나를 살게 해주었고 앞으로도 살아가게 할 빛을 나누고 싶습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쌓아올리기 위해 사는 것 같은 날이 있고 완전히 무너지기 위해 사는 것 같은 날이 있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양치를 하고 머리를 빗다가도 사실 지금 무참히 부서질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대상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겨 완벽히 졌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강렬하게 살아 있는 것 같은 모순. 하루하루 가 엎어지지 않게 공들여 살아가는 나날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완전히 패배해 산산조각 나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 다. _ <으깨지는 여름>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를 만났을 때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너는 살면서 무엇을 잃은 것 같아? 친구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글쎄, 뭘 잃었을까. 너는 무엇을 잃었어? 그때 나는 무엇을 잃었다고 했었지. 살아오는 동안 분명 히 많은 것을 얻었다. 잊을 수 없는 기억들. 많은 경험을 했고 다채로운 감정을 느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즐겁 게 웃었다. 근사한 풍경도 봤고 커다란 자유도 누렸다. 그리고 무언가를 잃기도 했다. 내 것이었지만 이제 더이상 내 몫이 아닌 어떤 조각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탈락해버린 약한 머리카락처럼 나의 어떤 부분이 조용히 나를 떠 나갔다. _ <겨울로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