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이 2004년 연출한 단편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 각본집 겸 그림책. 책 전반부에는 이경미 감독의 각본을 수록하고, 후반부에는 이를 수명 일러스트레이터가 각색해 그림으로 표현했다. 편집 이후 최종 완성본에 다시 맞춘 시나리오가 아닌, 촬영 전 최종교를 통해 각본 단계에서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읽어낼 수 있다.

해운 회사에서 근무하는 지영과 희진은 사장이 지시한 불법 탈세 업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요약된 줄거리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정과 관계, 갈등을 마주하게 된다.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자를 배제하고 두 주인공이 나아가는 방향은 이어지는 이경미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닮아 있다.

영화는 발표와 함께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며 2004년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 2004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작품상, 관객상, 2004년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 2004년 대한민국 영상대전 아마추어부문 대상, 2004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동백대상을 수상했다.

먹색 연필로 작업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수명 작가가 이 영화를 열아홉 컷으로 구성해 새롭게 그렸다. 영화 속 장면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영화에 등장한 적 없는 사물과 구도로 <잘돼가? 무엇이든>의 얼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따라간다.

부록으로 증정되는 DVD에는 2004년작 <잘돼가? 무엇이든>과 함께 2017년 JTBC ‘전체관람가'를 통해 발표된 이영애 주연의 단편 영화 <아랫집>을 함께 수록했다.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를 지나 현재 이경미 감독이 보여주는 고유한 세계의 시작점을 각본, 그림, 영화 세 가지 방식으로 엮었다.


목차
<잘돼가? 무엇이든> 각본
<잘돼가? 무엇이든> 그림
부록 DVD: 단편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2004, 36분), <아랫집>(2017, 14분, JTBC ‘전체관람가' 방영) 수록


작가 소개
*이경미: 영화 감독 겸 각본가. 단편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2004), <아랫집>(2017), (2019), 장편 영화 <미쓰 홍당무>(2008)와 <비밀은 없다>(2016)를 연출했다. 영화와 동명의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2018, 아르테)을 썼다.

*수명: 책의 공간과 종이를 좋아해서 오랜 시간 북 디자인을 하다가 지금은 그림을 그려서 책을 만든다. 보고, 생각하고, 그리고, 만드는 게 일상이며, 간간이 여행을 계획하고, 틈만 나면 강아지 그루와 논다. instagram.com/viaasurf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