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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한 인턴 ]
심야책방



지난 4월 퇴사를 하고 인천에 책방을 열기로 마음 먹었지만

마음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서 제주에 내려오게 되었다.


내가 일을 배우고 있는 제주 소심한책방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12시부터 13시까지는 점심시간이라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잠시 책방 문을 닫는데

대부분 작은 책방의 사정을 이해해주신다.


아량 넓은 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사심 가득)

제주 입도 2주 만에 심야 책방을 열기로 했다.


완연한 가을이다. 에어컨은 끄고 창문을 연다.

잠시 사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풀벌레 소리가 작업실을 가득 채운다.


제주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것과

인천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일이다.


제주에서 심야 책방은 특별한 행사지만,

인천에서 심야 책방은 일상이 될 것이다.


소심한책방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은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데,

책방 모도를 찾아주실 손님들은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지만)

왠지 위로가 필요할 것만 같다.


이러한 간극은 대체로 유용하다.

두 공간의 비교하며 우리가 만들어갈 책방에 대해 생각한다.


붐비지 않겠지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목소리는 낮추고 말수는 줄이고 차분하게 행동해야지.

그리고 친절함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

소심한 인턴은

올겨울, 인천 화수동에 다정한 공간 <책방모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심한 인턴은 한 달 정도 제주에서 지내면서 책방 일을 배우고 있어요.

소심한 인턴의 소심한 기록을 종종 전할게요.



글 소심한인턴(문서희)

사진 소심한 요정3호

2017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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